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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11-08 12:53:11
오피니언

알파고와 AI의 시대,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기계에 대한 신뢰와 비판적 사고의 균형,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

나는 이번 세기의 말 즈음에는 사람들의 말과 인식이 확연히 바뀌어, 
기계라는 것을 평가할 때 기계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앨런 튜링

2016년 3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AI가 이 정도로 복잡한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알파고의 승리는 AI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경로를 통해 효과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기술이 인간의 인식 범위를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한 사건 중 하나였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AI는 기사 작성, 음악 작곡, 영상 제작 등 다양한 창작 활동에서 점점 더 인간에 가까운 결과물을 내놓고 있으며, 점차 인간이 실수를 찾아내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기계에 대한 신뢰가 깊어지면서, 앨런 튜링이 예언했던 "기계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시대"가 서서히 도래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우리 일상 속의 계산기 앱이다. 간단한 사칙연산조차 핸드폰에 의존하는 지금, 기계가 틀린 답을 내어 놓아도 이를 의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암산 능력이 희미해지고 수학 교육이 퇴색하면서, 우리는 점점 더 계산기의 결과를 맹신하게 되어가고 있다.

생성형 AI의 발전도 마찬가지다. AI가 작성하는 콘텐츠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정교해지고 있으며, 이제 그 신뢰성을 인간이 독립적으로 검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이 기사 또한 유명한 생성형 AI인 ChatGPT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교육과 학습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우리는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기계가 내는 답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인간의 사고력과 비판적 시각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단순한 계산 능력은 더 이상 핵심 역량이 아닐 수 있지만, 기계의 답을 검증하고 새로운 통찰을 얻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기술의 발전 속에서 인간 고유의 창의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

지식과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능력,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 능력은 기계가 넘볼 수 없는 인간의 고유 영역이다. 단순히 계산 결과를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과정을 이해하고 점검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과거처럼 모든 수학을 암기할 필요는 없지만, 기계의 결과가 옳은지를 따질 수 있는 수준의 기본 지식은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기계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소비자가 아닌, 기계와 공존하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튜링이 예견한 "기계가 틀릴 수 없다고 믿는 시대"는 어쩌면 이미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럴수록 우리는 기술의 노예가 아니라 그 주체가 되기 위해 무엇을 배워야 할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때다.
▲ Alan Turing (1912-1954)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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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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